CNC 선반이나 머시닝센터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개념이 좌표계이다. 그런데 많은 초보자들이 G코드를 찾기 전에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기계 좌표계’와 ‘공작물 좌표계’의 차이다. 공구를 움직이는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가공 오차가 발생하고, 공구 세팅에서도 혼란이 생긴다. 이번 글에서는 두 좌표계의 의미, 차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까지 한 번에 정리해본다.
1. 기계 좌표계란 무엇인가
기계 좌표계는 CNC 장비가 출고될 때 제조사에서 정해 놓은 절대 기준점에서 시작되는 좌표계이다. 쉽게 말해 기계의 원점(Home Position)과 같은 개념이다. 기계의 X, Z 축이 제로가 되는 위치가 이미 고정되어 있고, 작업자가 변경할 수 없다. 장비가 처음 켜졌을 때 서보 리셋 후 참조점 복귀(Reference Return)를 하는 이유도 이 기계 좌표계를 다시 맞추기 위해서다.
기계 좌표계는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직접 다루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공구 오프셋을 잡거나 공작물 좌표계를 세팅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선반에서는 터릿에서 공구가 나오는 방향, Z축의 플러스 방향, X축의 직경 모드 여부 등이 모두 기계 좌표계 기준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장비마다 동작 방향이 다를 수 있는데, 이 또한 기계 좌표계가 기본 설계에 따라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2. 공작물 좌표계란 무엇인가
공작물 좌표계는 실제 가공할 소재를 기준으로 작업자가 임의로 설정하는 좌표계이다. 대표적으로 G54부터 G59까지의 워크 오프셋(Work Coordinate System)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선반에서 소재의 앞면을 Z0으로 잡고 싶다면, 공구를 소재 앞면에 접촉시킨 뒤 해당 위치를 Z0으로 등록하면 된다.
이 좌표계는 작업자가 원하는 기준으로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가공 효율과 프로그램 작성 편의성을 크게 높여준다. 공작물의 길이가 바뀌거나 지그가 변경될 때도 기계 좌표계를 변경할 필요 없이 공작물 좌표계만 다시 잡으면 된다. 즉, 실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좌표계가 바로 공작물 좌표계이다.
3. 두 좌표계의 핵심 차이
기계 좌표계는 절대적이고 변경할 수 없다. 반면 공작물 좌표계는 상대적이며 작업자가 원하는 대로 재설정할 수 있다. 기계 좌표계는 장비의 구조와 설계 기준을 의미하고, 공작물 좌표계는 편리한 가공을 위한 작업 기준점이라고 보면 된다.
실무에서는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대부분 공작물 좌표계를 사용하지만, 공구 오프셋이나 세팅 작업에서는 기계 좌표계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공구를 교체하고 나서 X치수를 맞추거나, Z축 길이를 다시 잡을 때는 기계 좌표계를 기준으로 공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파악해야 정확한 보정값을 입력할 수 있다.
4. 좌표계가 맞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
좌표계 이해 부족은 초보자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작물 좌표계를 잘못 세팅하여 공구가 소재를 지나치거나 반대로 깊게 파고드는 경우다. 특히 Z축 기준점이 틀리면 프로그램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정확하게 다시 잡아야 한다.
둘째, 기계 좌표계 기준으로 공구 오프셋을 잡지 않고 감으로 값을 넣어버리는 경우다. 이 경우 가공은 되더라도 치수 정밀도가 맞지 않거나, 공구 교체 시 값이 달라져 다시 세팅해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셋째, G54 같은 워크 오프셋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다시 다른 좌표계를 호출해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다. 좌표계 상태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전 가공이 어렵기 때문에, 작업 전 어떤 좌표계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5. 선반 실무 기준 좌표계 활용 팁
선반에서는 Z축의 0점을 공작물의 앞면에 잡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프로그램이 가장 간단해지고, 공구 길이에 따른 오프셋 관리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X축은 대부분 직경 모드를 사용하므로, 터릿에서 실제 공구 끝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측정해서 입력해야 한다.
또한 같은 지름의 소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경우에는 한 번 잡아둔 공작물 좌표계를 복사해 다른 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공구 번호만 다르게 사용하면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기준점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6. 왜 초보는 좌표계 이해가 필수인가
좌표계를 이해하면 프로그램 작성, 공구 보정, 세팅, 변경 작업 등 모든 과정이 정리된다. 반대로 좌표계를 모르면 가공이 되더라도 매번 감에 의존해야 하며, 공구 교체만 해도 다시 세팅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일이 반복된다. CNC 장비가 아무리 좋더라도 기준점을 정확히 잡지 못하면 제대로 된 가공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좌표계는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마무리
기계 좌표계는 CNC 장비의 기준점, 공작물 좌표계는 가공을 위한 작업 기준점이다.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면 프로그램 작성이 훨씬 편해지고, 실수도 크게 줄어든다. 초보일수록 기초 개념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하며, 좌표계는 향후 G코드 실습 및 공구 세팅의 토대가 된다. 이번 글이 CNC 초보자가 헷갈리던 부분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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